잊힌 소녀, 아라의 흔적 - 루비 이야기 2화
차가운 돌 바닥에 조용히 울리는 발소리. 루비는 제1서고 북동쪽 복도로 향합니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책장들에는 아무 글씨도 없는 책들이 꽂혀 있었고, 마법의 빛으로 번뜩이는 경로 표시선이 그녀를 인도합니다.
기억의 갈피
루비는 ‘기억의 방’이라 불리는 고대 기록 공간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는 과거의 기억들이 책처럼 떠다니며 이야기를 들려주죠. 그녀가 아라의 이름을 중얼이자, 잿빛 표지의 책이 천천히 빛을 내며 다가왔습니다.
“기억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문득 루비의 가슴에 착용한 사서 인장이 빛나며 공중의 문장을 해석합니다. 책은 열리고, 오래된 숲 속에서 뛰노는 아라의 모습이 투명한 영상처럼 펼쳐졌습니다.
사라진 아이
아라는 소녀 사슴이었습니다. 그녀는 이 도서관의 ‘기억 수호자’가 될 운명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폭풍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기록은 도서관과 이어진 ‘뒤엉킨 통로’였습니다.
“그 아이를 잊게 만든 건… 이 도서관 그 자체일지도 몰라.”
루비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며, 도서관의 또 다른 층으로 향합니다. 그곳은 일반 사서조차 접근이 금지된 ‘미기록 구역’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도서관의 그림자, 미기록 구역으로 향하는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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