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신호가 울린 별, 엘세리움-5 탐사기 - 하미의 일지 6화

구조 신호가 울린 별, 엘세리움-5 탐사기 - 하미의 일지 6화

은하수 너머로의 항해는 하미에게도 쉽지 않았습니다. 먼지로 가득 찬 우주 해류를 지나고, 태양풍을 피하며 13일의 여정을 마친 끝에, 햄스타쉽은 마침내 엘세리움-5의 궤도에 진입합니다.

침묵의 행성

엘세리움-5는 죽은 듯 고요했습니다. 대기는 희박하고, 하늘은 잿빛. 표면은 붕괴된 도시와 뒤엉킨 철골 구조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신호는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죠.

스윗볼이 신호를 추적합니다. 중심부에 위치한 고대 통신탑, 이미 부식되고 균열이 생긴 그 구조물에서 미세한 전파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기록: 구조 신호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다’는 의미를 지님.”

잊힌 기록

탑 내부에는 인공지능 코어 하나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름은 '아이레'. 반쯤 꺼진 화면에 하미가 다가서자, 희미하게 그 모습이 나타납니다. 아이레는 오랜 침묵 끝에 말문을 엽니다.

“탐사자여… 이곳은 오래전에 잊힌 별. 나와 함께했던 이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나는… 기다렸습니다.”

아이레는 하미에게 옛 엘세리움 문명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별이 몰락하기 전, 이곳은 평화롭고 번영한 행성이었고, 루비안과 같은 존재들과도 교류가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기록: 이 구조 신호는 단순한 구조 요청이 아니라, ‘기억을 잊지 말아달라’는 메시지였다.”

빛으로 남은 이야기

아이레의 마지막 에너지로, 도시 중심부에 남은 기록 영상이 재생됩니다. 하늘을 나는 유기체들, 광장을 수놓은 축제의 불빛, 그리고 수많은 종족이 함께한 평화의 장면. 하미는 그 영상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언젠가 누비가 이곳을 찾는다면, 꼭 보여주고 싶어.”

하미는 아이레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아이레는 조용히 화면을 닫으며, 마지막 인사를 남깁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의 기억 속에 우리가 살아있기를.”

🐹 AI 이미지 프롬프트:

A desolate alien planet with a ruined metallic cityscape under a gray sky. A small hamster astronaut explores a damaged communication tower with a holographic AI face flickering, surrounded by ancient debris and soft light.

다음 이야기: 잊힌 기술, 아이레의 선물 - 하미의 일지 7화